[News] WTO 가입 20년.. 中 "세계경제 기여" vs 서방 "중국 도운 건 대실수"
출처 머니투데이 2021.12.12
"2001년 말 세계는 9.11테러 여파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나 정확히 3개월 뒤인 12월11일, 이 사건과 비교가 되지 않을 일이 벌어졌다. 세계무역기구(WTO)에 21세기 사람들의 생활을 뒤바꿀 강력한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이다"
이달 11일 중국의 WTO 개입 20주년에 관한 영국 BBC 기획기사는 첫 줄로 시작됐다. 지난 20년간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서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 저렴한 상품으로 세계 물가 안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킨 건 사실이다. 그러나 기술 강탈 같은 불공정 무역 논란은 끊이지 않고 그로 인한 서방과 갈등은 날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WTO 가입, 고속 성장BBC는 "WTO 회원국 5억명의 빈곤퇴치를 포함해 상당한 경제적 성과를 보이면서 2000년 세계 7위였던 상품 수출국 지위가 오늘날 1위로 올라섰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WTO 덕을 톡톡히 본 건 사실이다. WTO에 가입한 지 5년만에 무역 컨테이너 수는 4000만개에서 8000만개, 그리고 10년만인 2011년에는 1억2900만개, 지난해 2억4500만개에 이르렀다. 중국에서 떠나는 컨테이너는 가득 찬 반면 돌아오는 컨테이너의 반은 텅 비었다.
조강생산량은 1990년대 연간 1억톤에서 지난해 10억톤을 넘어서면서 글로벌 생산량의 57%를 잠식했다. 2010년부터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집계 명목 GDP에서 미국은 20조9326억달러로 1위, 중국은 14조7228억달러로 2위를 지켰다. 3위 일본(5조487억달러)와 거의 3배 차이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814.6% 증가하고 1인당 GDP는 8717위안(약 1623만원)에서 7만2000위안(약 1335만원)으로 늘며 세계 최대 중간 소득 인구를 갖게 됐다"고 보도했다.
"세계 경제 성장과 발전에 중대한 공헌" 자화자찬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11일 베이징에서 WTO 가입 20주년 행사에서 "지난 20년간 중국은 비약적인 발전을 실현해 세계 경제 성장에 중대한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세계 경제학자, 무역 전문가들과 정부 당국자들이 중국이 WTO에 가입한 이래 약속을 지키고 세계 성장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데 동의한다"고 보도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의 말이라며 "WTO는 중국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WTO 가입 이후 자유 무역 약속을 지켰다고도 했다. 가입 조건으로 15.3%였던 관세를 9.8%로 낮추기로 했는데 오늘날 전체 평균 수입관세는 7.4%로 약속을 지키고도 남았다는 것이다. 이는 개발도상국 평균보다 낮으며 선진국 수준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서비스부품 교역과 관련해서도 2007년까지 9개 범주 100개 하위부문에서 시장을 개방하기로 약속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약속보다 20% 많은 120개 부문에서 시장을 개방했다고도 했다.
신화통신은 지난달 4차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E)d서 시진핑 주석의 연설을 인용하며 "중국이 개방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결의를 바꾸지 않을 것이다. 발전 기회를 세계와 공유하려는 생각 역시 바꾸지 않을 것이다. 더 개방되고 포괄적이며 균형되고 모두를 위해 이익이 되는 경제적 세계화를 향한 우리의 약속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바뀔 거라던 기대, 일자리만 죽인 대실수"20년 전만 해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WTO 가입을 지지하며 "민주주의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 중 하나인 경제적 자유를 도입해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가 정치적 자유의 길을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은 중국을 자유무역의 무대로 끌어들여 자본의 힘이 체제를 압도하길 바랐다. 그러나 중국은 체제 변화를 용납하지 않고 국가 주도형 경제 발전 모델을 완성하면서 세계 무역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공산당 권위는 더 강해지고 '중국특색 사회주의'라는 이름으로 통제와 폐쇄, 그러면서도 거대 시장을 활용한 해외 자본 흡입은 미국조차 견제하기 어려운 공룡으로 거듭났다. 이 과정에서 반강제적인 기술이전 요구 등이 동반됐다.
시진핑 국가주석 시대(2012~)에 이르러서는 '중국몽'으로 대표되는 패권 경쟁이 두드러지면서 그나마 있던 자본주의 색채가 옅어지고 '공동부유' 슬로건 아래 민간에 대한 국가 통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는 미국과 무역분쟁, 중국에 대한 반도체 규제 등 중국 경제 불확실성을 점진적으로 높여가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 등 불가항력적인 요인이 겹치긴 했지만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은 내년 중국 성장률을 최근 30여년 중 최저인 5.3%로 전망하기도 했다.
서방은 중국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구상이 실현되면 세계 무역 질서는 또 한 번 재편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이 매체는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샐로운 경제 틀을 만들려 한다"며 "만약 미국이 결함(중국의 WTO 가입)을 바로 잡기 위해 큰 연합을 구성할 수 있다면 그것은 세계 시스템에 가장 큰 개혁을 뜻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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